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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신문] “개인회생사건 수임시장, 브로커들이 90%이상 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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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4 13:30:08

“개인회생사건 수임시장, 브로커들이 90%이상 점유”

급증하는 불법수임 폐해… 원인과 대책

임순현 기자 desk@lawtimes.co.kr

입력 : 2016-03-10 오후 5:19:29

 사무장(법조브로커)이 변호사나 법무사 등 자격사의 명의를 빌려 개인회생사건을 불법으로 수임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면서 법조계 안팎에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가계 빚이 사상 최대치인 1200조원을 넘어 서면서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채무자들의 개인회생신청 건수가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을 틈타 대출중개업체를 끼고 파고든 브로커들이 수임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은 물론 허위서류 작성 등 불법을 자행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변호사와 법무사 등 정작 개인회생사건을 수행해야 할 자격사들은 복잡한 절차와 낮은 수임료에 개인회생사건을 외면하고 있어 브로커들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호사와 법무사들이 시장에 진입해 직접 사건을 처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브로커로 오염된 개인회생사건 수임시장을 정상화하는 방안이라며 법원과 검찰의 강력한 브로커 근절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개인회생 법조브로커 기승=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대부중개업체를 통해 개인회생 고객을 소개받아 사건을 처리하고 수임료로 31억원을 챙긴 이모씨(52)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변호사들의 명의를 빌려 2000여건의 개인회생사건 등을 처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에는 인천지역에서 변호사와 법무사 등 자격사의 명의를 빌려 개인회생사건을 불법으로 수임해 온 법조브로커 77명이 적발돼 기소되기도 했다. 변호사 57명과 법무사 17명이 관여된 대규모의 법조비리사건이었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중앙지법이 개인회생 브로커에게 명의를 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변호사 12명과 법무법인 9곳, 법무사 4명과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 불법적으로 개인회생사건을 수임한 브로커 5명에 대한 수사를 서울중앙지검에 의뢰하기도 했다.

법원은 이와 함께 브로커가 사건수임과정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개인변호사 14명과 로펌 11곳, 법무사 3명 등 28명을 각각 서울지방변호사회와 대한법무사협회, 법조윤리협의회에 징계 요청하기도 했다.

서울변회는 지난달 19일 이들 중 혐의가 짙은 변호사 5명과 법무법인 5곳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대한변협에 징계개시를 신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브로커들은 회생요건 충족여부나 면책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사건을 수임하고, 변호사와 법무사는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불로소득을 얻고 있다"며 "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에만 개인회생 브로커 337명을 기소하고, 이 가운데 120명을 구속했다.

◇브로커에 점령당한 개인회생 수임시장= 브로커에 의한 불법적인 개인회생사건 수임 행태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은 왜곡된 수임 시스템 때문이다. 지난 2004년 도입된 개인회생제도는 신청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0년 4만6972건, 2011년 6만5171건에 그쳤지만 2012년 9만368건, 2013년 10만5885건, 2014년 11만707건으로 신청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대표적인 채무자구제제도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늘어난 수요에 비해 사건을 처리할 변호사와 법무사 등 자격사들의 손은 턱없이 모자란 상태다.

개인회생사건을 다뤄본 경험이 있는 자격사들이 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청과 개시, 인가, 면책으로 이어지는 까다로운 절차에 비해 수임료가 다른 사건들에 비해 낮아 변호사나 법무사들이 좀처럼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결국 시장의 공급 공백을 자격없는 사무장들이 꿰차면서 개인회생 수임시장은 사실상 변호사나 법무사 등 자격사가 아닌 브로커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으로 왜곡돼 버린 것이다.

서울 논현동의 한 법무사는 "일각에서는 브로커들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인회생사건 수임시장은 이미 무자격 브로커들에게 점령당한 지 오래됐다"며 "대다수의 변호사와 법무사들은 사건이 없더라도 고작 200만원 안팎의 수임료를 받고 1년이 넘는 긴 기간동안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개인회생사건 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락한 자격사와 대출중개업체까지 합세= 브로커들에게 명의를 빌려주는 변호사나 법무사들이 늘면서 브로커들의 입지는 더욱 공공화됐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률시장의 무한경쟁에 지친 일부 변호사들은 명의만 빌려주고도 한 달에 수백만원의 수익을 안겨주는 개인회생브로커들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며 "어차피 자신이 수행하지 못할 사건에 명의나 빌려주고 돈이나 벌자는 식의 타락한 윤리의식이 변호사업계에 만연하면서 개인회생사건의 불법적인 수임행태는 악순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채무자 정보를 손에 쥐고 있는 대출중개업체까지 합세하면서 개인회생브로커들은 손쉽게 외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서초동의 한 법무사는 "대출중개업체를 끼면 손쉽게 개인회생신청이 필요한 채무자들을 접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을 통해 채무자들이 수임료까지 대출받을 수 있게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수요는 늘어나고, 공급은 한정된 개인회생사건 시장에서 타락한 자격사들에게 손쉽게 명의를 빌려 받은 브로커들이 대출중개업체와 합세해 불법수임행태를 대량으로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격사의 시장 유입이 관건, 법원·검찰 꾸준한 근절 의지 필요= 전문가들은 개인회생사건 수임시장에서 브로커를 근절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은 더 많은 변호사나 법무사 등 자격사들이 시장에 유입돼 브로커들의 시장 점유율을 낮추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초동의 한 법무사는 "결국은 시장의 공급에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브로커들이 손쉽게 시장을 지배하게 된 것"이라며 "변호사나 법무사들이 개인회생사건 수임시장에 더욱 관심을 갖고 지식과 경험을 쌓아 시장에 진입한다면 브로커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격사들의 시장진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법원과 검찰의 시장 환경 개선노력이 절실하다.

서초동의 또 다른 법무사는 "이미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조직적인 행태로 불법을 저지르는 브로커들을 상대로 개별 변호사나 법무사들이 시장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용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지난해 법원이 '개인회생브로커 체크리스트 제도'를 활용해 브로커를 대대적으로 단속했던 것처럼 법원과 검찰의 공권력을 앞세워 정기적으로 브로커 근절에 나선다면 시장을 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보윤(53·사법연수원 22기) 서울변회 변호사법위반 신고센터장도 "그동안 검찰이 개인회생브로커 사건처리 과정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브로커가 기승을 부리는 데 방조한 책임이 있다"며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의지를 갖고 브로커 근절에 나선다면 개인회생사건 수임시장은 자연스럽게 질서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