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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변호사 월급까지 주는 법조 브로커
법무사김충원 조회수:1439 222.109.168.184
2015-11-14 14:46:26

입력 : 2015.11.13 03:00 | 수정 : 2015.11.13 08:56

[자격증 빌려 사무장 등록… 사건 수임에 돈 관리까지]

-법조계 불황 파고들어
서류만으로 해결 가능한 개인회생·등기 업무 몰려
사건 찾아 전국 달려가는 '보따리 사무장'까지 출현

檢 "비리 제보 쏟아져"
변협, 블랙리스트 따로 관리

"이름만 빌려주면 돼요. 다달이 500만원 넘게 챙겨 드릴게요."

지난해 서울 서초동에서 개업한 최모 변호사는 최근 사건 브로커로부터 '은밀한 제의'를 받았다. 개인 파산·회생 사건을 처리한다는 브로커는 사무장 등록만 해주면 된다면서 변호사를 설득했다. 직원 월급도 못줘 사무실 운영조차 쪼들리던 최 변호사에겐 솔깃한 제안이었다. 그는 "다른 변호사들도 다 한다"는 집요한 설득에 결국 이름을 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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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최 변호사 명의로 개인 파산·회생 사건 수백 건이 처리됐다. 하지만 실제론 브로커가 다 했다. 변호사는 의뢰인 얼굴도 보지 못했다. 수임료는 최 변호사 사무실 이름으로 된 통장으로 입금됐지만, 돈 관리도 브로커 몫이었다. 대신 최 변호사 통장에는 브로커가 입금한 500만원이 매달 꼬박꼬박 들어왔다.
 
'사무장 펌' 법조 브로커 사건 수임 과정
사건 브로커가 변호사 사무장으로 위장 등록을 한 뒤, 실제로는 변호사를 고용하거나 변호사 명의(자격증)만 빌려 영업하는 형태의 '사무장 펌(firm)'이 법조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상권 변호사는 "과거 법조 브로커는 사건을 물어와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의 '프리랜서'가 대세였는데, 변호사가 2만명을 넘어선 요즘은 거꾸로 브로커가 변호사에게 수수료를 주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인천지검은 지난 6월부터 이런 유형의 법조 브로커 수사를 벌여 브로커 28명을 구속 기소했다. 자격증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챙긴 변호사 22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브로커 김모씨는 2010년 3월부터 올 7월까지 4명의 변호사 자격증을 빌려 수임료 20억원을 챙겼다. 변호사들에겐 자격증을 빌려준 대가로 3억3000만원이 건너갔다. 어떤 브로커는 수임료를 받기 위해 의뢰인에게 사채업자를 소개해준 뒤 연 30%가 넘는 이자 상당액을 챙겼다. 서울북부지검과 울산지검에서도 비슷한 수사가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브로커 비리 제보가 많아 수사 인력이 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전국 어디든 사건이 있는 곳이면 달려가는 '보따리 사무장'도 출현했다. 이들은 주로 대규모 신규 입주 아파트 단지 등기 업무를 싹쓸이한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좋은 부산에선 전국 각지에서 법조 브로커들이 몰려들자 지역 법무사회가 브로커와 변호사들을 대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적발된 변호사들은 로스쿨을 나온 신참 변호사에서부터 7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변호사 시장 포화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건 수임이 힘들어진 변호사들이 브로커들의 유혹에 빠져드는 것이다. 법조 브로커들은 변호사가 법정에 직접 나갈 필요 없이 서류 작업으로 해결이 가능한 개인 회생·파산이나 등기 업무를 주로 활용한다.

피해는 소송 당사자들이 본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의 한 판사는 "정상적으로 개인 회생 결정을 받을 수 있는 사건도 의뢰인 모르게 소득이나 재산을 허위로 기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런 일이 회생 결정으로 빚을 탕감받을 수 있는 기회를 빼앗 아 간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법을 개정해 변호사 사무장이 브로커 짓을 하다 적발되면 등록을 취소할 법적 근거를 두기로했다. 변협은 변호사뿐 아니라 형사처벌을 받은 법조 브로커도 검찰로부터 명단을 넘겨받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기로 했다. 이런 브로커들이 변호사 사무실에 취업을 시도할 경우 등록을 받아주지 않고, 수시로 적발해 퇴출시키겠다는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